난 글을 쓸 때 뭔갈 괴롭히는 걸 무지무지 좋아하는 것 같다. 흠좀무.
배틀 씬을 묘사할 때도 보통 사람들은 깔끔하게, 혹은 뭔가 간지나게 하려고 하는데 나는 걍 대책없이 굴리고. 뭐 내가 '싸움은 추접한 법'이라는 걸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'ㅅ'
내가 소설을 쓸 때 power, 즉 힘이나 초능력 등등 암튼 힘을 표상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 내가 지키려는 지론이 뭐냐면 '인간 졸라 약해여'다. 솔까말 판설에서 어지간한 애들이 걍 칼질로 몬스터를 석석 썰어버리고 마을 병사들은 칼질이나 마법 한 방에 쓸려나가는 엑스트라1 정도로 취급되는데 이게 말이 되나?
좀 리얼하게 생각해보자. 어지간한 책에서 걍 좀 센 애들이 1:1로도 슥삭 썰어버리는 '몹'의 대명사로 나오는 오우거가 보통 덩치가 3m 조금 넘는 걸로 나온다. 이 정도 키에 고릴라만한 근육 밀도만 가지고 있어도 사람을 맨손으로 박살내는 건 일도 아니다. 고릴라 덩치가 사람보다 조금 작은 수준이지? 근데 고릴라가 작정하고 꺾으면 사람 팔다리 뼈가 부러져. 고릴라만 해도 그런데 고릴라보다 덩치가 훨씬 큰 오우거는 어떻겠냐?
그리고 칼침을 맞고도 멀쩡하게 싸운다는 것 역시…… 그 사람의 정신력이 정말로 인간을 초월하지 않는 한 말도 안되는 개수작이다. 아니 적어도 뼈가 드러날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는 놈이 그 부분을 멀쩡하게 움직이는 건 뭐냐? 몸을 마나로 움직이나? 근육이 잘렸는데 어떻게 몸을 움직여. -_-;
일대 다도 어지간한 오합지졸 vs 싸움의 베테랑이라면 모를까 하다못해 정규군만 해도 이건 답이 나오지 않는다. 병사들 엑스트라 취급하는데 정규병이라면 적어도 3~4년은 칼밥을 먹었을텐데 얘네들이 걍 허수아비처럼 착착 썰려나간다는 건 둘 중 하나다. 작가가 정규병에 대한 개념이 없거나, 아니면 그만큼 써는 놈이 먼치킨이라는 걸 과장하고 싶거나.
뭐 남한테 내 철학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사실 '개인의 강함'을 과장하는 글을 보면 좀 기분이 오묘해지는 것도 사실이다. 하지만 어쩌겠어? 책 보면서까지 칙칙하고 너저분한 현실을 느끼고 싶진 않을 거 아냐 다들.
그래도 내가 글을 쓸 때는 최대한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간지를 찾고 싶긴 한데 그게 잘 안된다. 결국 필력이 문제. 글을 자주 써야 늘텐데 쓰기도 귀찮고 샤발.